청춘의 향연 The Feast of Youth

























2017년 12월 국립현대무용단에서 연락을 받았다. 내년 홍보영상을 의뢰하고 싶은데 주제는 '비주얼, 자연스러움' 이라고.
나는 이때 2018년 개인전을 준비 중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내 작업에 집중을 많이 하고 있던 시기였다.
"나의 시간"과 "청춘". 두 가지에 깊게 고민하던 터라 바로 이부분을 영상에 녹이면 좋겠다고 판단 내렸다.
국립현대무용단과는 두번째 작업이었다.
우선 국립현대무용단의 무용수들을 살펴보았다. 무용수들이 젊고 세련되었다.
눈에 띄게 아름다운사람도 있었고,
웬만한 모델보다 눈빛이 매력적인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을 멋지게 담아내고 싶어졌다.
그러고나서 우리나라 국립무용단들의 영상을 찾아보았다.
사실 나는 무용단을 주의 깊게 본 적이 없었을 때였다. 전반적인 영상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거리감이 많이 느껴졌다.
'컨템퍼러리' 댄스인 만큼 동시대적이고 트렌디한 비주얼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집중하고 있던 '청춘'을 이미지화 시켜 쏟아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 순간 눈이 마주치고, 불꽃이 터지면 끝나는 이야기.
행복한지 슬픈지, 자유로운지 위태로운지,
강한지 약한지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것인지.
그래서 정해진 제목이 바로 " 청춘의 향연 "이다.
주제를 정하고는 꽤나 빠르게 씬정리가 됐다.
청춘의 사랑
청춘의 우정
청춘의 즐거움
청춘의 불안함
그리고 청춘의 아름다움
이 키워드들을 가지고 모든 구성을 만들었다.
이번 영상에서 비주얼적인 부분의 핵심은 스타일링이었다.
평소 알고지내던 챌미 에게 전체적인 룩을 부탁했다.
챌미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패션 쪽 사람중에 가장 컨템퍼러리하고 실험적인 룩을 선보이는 친구였다.
챌미가 평소 착용하는 아이템들만 가지고 와도 내가 생각한 그림의 절반은 완성이다.
예상대로 챌미는 과감한 컬러와 재밌는 아이템들의 조화로 멋진룩을 만들어줬다.
그리고 헤어와 메이크업을 고민하고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분야에 깊게 들어와있을 때가 아니어서
나의 구세주 소영이에게 연락을 했다.
소영이는 바로 송영국 감독님을 소개해주었고, 지수실장님과 가베실장님을 만나게 해준 내 구세주다.
든든한 이분들 덕에 무탈하게 모든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영상의 'ㅇ' 자도 모르던 나를 옆에서 인솔해주신 송영국감독님께 죄송하고 감사할 뿐이다.
촬영이 시작하고,
눈앞에서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보는 것에 매료되었다.
패션모델 같은 옷들을 입은 채, 아랑곳하지 않고 마음껏 움직이는 그들은 촬영장에 있는 모두를 사로잡았다.
성창용 무용수의 힘과 근육들, 최수진 무용수의 우아한 아름다움, 이유진 무용수의 자연스러운 눈빛과 움직임, 박휘연 무용수의 사랑스러움, 안남근 무용수의 매력적인 얼굴과 분위기, 서보권 무용수의 곡선적인 몸짓, 손대민 무용수의 묘한 매력과 예상치 못한 움직임.
모두 완벽했다.
사실 예산이 너무 적어 거의 모든씬을 우리 갤러리에서 촬영한 점이 조금 아쉽다.
그들의 움직임을 더 멋지게 담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지하작업실, 1층 갤러리, 3층 침실, 화장실, 테라스 까지.
신단비이석예술 갤러리에서 모든 장면을 찍고 삼청동 일대와 국립현대미술관 등 동네를 돌며 미리 봐둔 스팟에서 촬영하게 됐다.
미술에서는 기존에 내 작업들을 활용해 전반적인 예산을 줄이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준용촬감님과 태준오빠덕분에 Red 카메라를 두대나 쓰는 대형 촬영이 되었다.
나와 오빠의 욕심으로 시간에 비해 찍어야 할 장면이 많았는데, 그때는 투캠으로 진행되었다.
우리는 감독을 함께 보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오빠가 남자씬을 맡고 나는 여자씬을 맡아 찍기도 하였다.
편집할 때 보니, 놀랍게도 내가 원한 딱 그 느낌으로 촬영된 걸 보고 기분이 정말 좋았다.
편집에 있어서 포인트는 필름 사진이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영화의 도입부에서 영감을 받아 처음 촬영할 때부터 필름사진을 기획하고 작업하였다. '청춘의 향연'에 어울리는 무드의 카메라를 찾으려 리써치를 했고, 야시카T3로 결정하였다.
거친 질감에 쨍한 맛이 인상적인 야시카는 셔터 속도가 빨라 역동적으로 춤을 추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흔들림 없이 잘 잡아내주었다.
스타일링과 색감도 잘 어우러져 정말 마음에 들었다. 영상 편집에 필름카메라가 들어가는 부분은 임승용 음악감독님께서 사운드디자인을 맡아주셨다.
편집 후반 작업에선 다양한 이펙트들이 많이 사용되었고, 석이오빠가 그 부분은 모두 도맡아 진행해줬다. 언제나 믿고 보는 오빠의 모션.
후반작업에 김지윤 작가님의 그림조각들이 들어가는데 우리가 아주 오래전부터 좋아하던 작가님의 그림이었다.
작가님께 마지막 단체씬 그림을 의뢰하였고, 작가님은 영상을 보지도 않으시고 영상에 찰떡같이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주셨다.
지금도 그림이 내 작업실 한편에 걸려 있는데 볼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2018 국립현대무용단 "청춘의 향연"
Director : 신단비 & 이석 @SHINLIART
PD & AD : 송영국 @ALLABOUTWONDERFUL
Production Team : 염귤 @YOUM_GYUL
DOP : 박준용 @BF8T
Focus Puller : 양현우 @HYUN_U.MOV
2nd ac : 김정환
3nd ac : 권진혁 @SILHWANY
Gaffer : 임치훈 황태성 @CHIRRR_ @HWANG.ARK
Art Director : 신단비 & 서울슈에뜨 @SHIN_DANBI_ @SEOULCHOUETTE
Styling : 챌미 @CHERISTYLE_
Make up : 임지수 @IFOXOX
Hair : Gabe.sin @GABE.SIN
Make up & Hair Assistant : 장지혜
Editor : 신단비 @SHIN_DANBI_
Projection Mapping : 이석 @LISEOK
2D Graphic Art : 이석 @LISEOK
Photographer : 신단비 @SHIN_DANBI_
Painting : 김지윤 @JYOOMN
Music : GhostBox
Sound Design & Edit : 임승용 @SEUNGYONG_LIM
Book Design : 신단비 @SHIN_DANBI_